르세라핌과 아일릿, 캣츠아이가 한 곡에 모였다. 'ICONIC BY MISTAKE'라는 제목이 가리키는 건 우연이 아니라, 하이브가 오래 준비해온 걸그룹 연합의 설계도다.
르세라핌의 리더 김채원은 이런 대형 협업에서 무게중심을 잡는 역할을 맡는다. 여러 팀이 한 곡에 얽힐 때 가장 어려운 건 각자의 개성을 살리면서도 한 덩어리로 들리게 만드는 일인데, 김채원의 안정적인 톤과 무대 장악력은 그 접착제 역할을 한다.
데뷔 이래 르세라핌이 보여준 '직진'의 태도는 여전히 김채원을 통해 가장 또렷하게 드러난다. 'BOOMPALA'에서 들려준 폭발적인 에너지와 군무 위에서의 존재감은, 여러 팀이 모인 무대에서도 르세라핌의 색을 흐리지 않게 지탱하는 힘이다.
오랜 활동으로 다져진 사쿠라의 무대 감각은 이런 멀티 팀 프로젝트에서 특히 빛난다. 카메라 동선과 동선 사이의 빈틈을 메우고, 합동 무대 특유의 산만함을 정돈하는 능력은 경험에서 나온다.
'BOOMPALA'가 보여준 강렬한 비트와 절도 있는 퍼포먼스 안에서 사쿠라는 르세라핌의 표정을 책임진다. 연합 무대에서도 그 표정은 곡 전체의 톤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장치가 된다.
발레로 다져진 카즈하의 라인은 르세라핌 퍼포먼스의 미감을 책임지는 핵심이다. 빠른 안무 속에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동작의 결은, 여러 팀이 한 화면에 잡히는 합동 무대에서 시선을 사로잡는 무기다.
'BOOMPALA'의 다이내믹한 구성 안에서 카즈하의 춤은 곡의 긴장과 이완을 시각적으로 번역한다. 'ICONIC BY MISTAKE'처럼 색이 다른 팀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이 정제된 움직임은 르세라핌만의 식별 표식이 된다.
아일릿의 리더 윤아는 르세라핌과는 또 다른 결의 매력을 협업에 더한다. 아일릿이 데뷔 때부터 내세운 친근하고 산뜻한 감성은 윤아를 통해 가장 자연스럽게 전달된다.
'It's Me'에서 들려준 아일릿 특유의 통통 튀는 무드는, 르세라핌의 강렬함과 만났을 때 오히려 대비 효과를 낸다. 윤아는 그 대비의 한 축을 책임지며, 연합 트랙이 단조롭게 들리지 않도록 균형을 잡는다.
원희는 아일릿의 부드러운 무드를 보컬과 비주얼 양쪽에서 떠받친다. 힘을 빼고도 또렷하게 전달되는 음색은 아일릿 사운드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준다.
'It's Me'에서 원희가 그린 산뜻한 라인은, 'ICONIC BY MISTAKE'에서 르세라핌의 단단한 비트 위에 얹혔을 때 한층 입체적으로 들릴 여지를 남긴다. 서로 다른 팀의 질감이 한 곡 안에서 맞물리는 지점, 바로 그 자리에 아일릿의 색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