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 이후 7년 만의 YG 걸그룹. 데뷔 18일 만에 유튜브 1억 뷰를 깨고, G-DRAGON의 손을 빌리고, 2026년 'CHOOM'으로 첫 월드투어를 떠나는 7인의 설계도를 해부한다.
2023년 11월 27일, 한 곡의 데뷔 뮤직비디오가 공개 24시간 만에 유튜브에서 2,250만 회를 돌파했다. K-POP 그룹 데뷔곡 중 첫날 최다 조회수였고, 'YouTube Daily Top Music Videos – GLOBAL'에서 1위로 진입한 최초의 데뷔곡이었다. 곡 이름은 'BATTER UP', 그룹 이름은 베이비몬스터(BABYMONSTER). 그리고 이 영상은 단 18일 만에 1억 뷰를 넘기며, K-POP 그룹 데뷔곡 최단 기록을 다시 썼다.
이 숫자들이 무서운 이유는 따로 있다. 블랙핑크 이후 무려 7년. YG 엔터테인먼트가 그 긴 침묵을 깨고 내놓은 걸그룹이라는 사실이다. 양현석이 직접 'Last Evaluation(라스트 에벌루에이션)'이라는 평가 무대를 깔고, AKMU 이수현과 위너 멤버들을 심사위원으로 앉혀 골라낸 7명. 누군가는 6년, 누군가는 3년을 연습생으로 버틴 뒤에야 무대 위에 섰다.
베이비몬스터는 '제2의 블랙핑크'라는 꼬리표를 달고 출발했지만, 데뷔 2년 만에 그 비교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자기 궤도를 그렸다. 이 글은 7명의 구성, 데뷔부터 2026년 'CHOOM'까지의 타임라인, 그리고 YG가 이들에게 무엇을 설계해 넣었는지를 사실 위에서 해부한다.
베이비몬스터는 한국·일본·태국 3개국 출신 7인으로 구성된다. 한국인은 아현(2007년생)·라미(2007년생)·로라(2008년생) 셋, 일본인은 리더 루카(2002년생)·아사(2006년생) 둘, 태국인은 파리타(2005년생)·치키타 둘이다. 파리타와 치키타는 블랙핑크 리사에 이어 YG가 배출한 두 번째·세 번째 태국 아이돌이라는 상징성도 갖는다.
연습생 기간은 멤버별로 천차만별이다. 루카·로라·아사가 6년, 라미·아현이 5년, 파리타가 4년, 막내 치키타가 3년을 버텼다. 가장 어린 멤버가 가장 짧게 준비했다는 사실은, YG가 이 라인업을 '나이순'이 아니라 '완성도순'으로 조립했음을 보여준다.
포지션 분배도 영리하다. 루카와 아사가 랩과 댄스의 축을 잡고, 아현이 보컬과 센터를 겸하며 무대 한가운데를 책임진다. 파리타는 비주얼과 영어 대변인 역할까지 맡아 글로벌 인터뷰의 얼굴이 됐다. 한 명이 한 칸을 채우는 게 아니라, 여러 칸을 겹쳐 메우는 구조다.
베이비몬스터의 데뷔 과정에는 K-POP 팬덤이 오래 기억할 공백이 하나 있다. 센터로 지목된 아현이 건강상의 이유로 활동을 잠시 멈추면서, 'BATTER UP'(2023년 11월 27일)과 'Stuck in the Middle'(2024년 2월 1일)은 6인 체제로 발표됐다는 점이다.
그러나 아현은 회복 후 복귀해, 2024년 4월 1일 정식 데뷔 EP 'BABYMONS7ER'부터 비로소 7인 완전체로 합류했다. 그룹명 'BABYMONS7ER'의 숫자 7이 곧 멤버 수를 가리킨다는 점에서, 이 복귀는 단순한 인원 충원이 아니라 그룹 정체성의 완성이었다.
공교롭게도 2025년 5월 17일부터는 라미가 건강상의 이유로 활동을 멈췄다. '헬로 몬스터즈(Hello Monsters)' 월드투어 아시아 일정에 함께하지 못한 그는 2026년 복귀가 예고됐다. 멤버의 건강을 둘러싼 공백과 복귀는, 이 어린 그룹이 데뷔 초부터 안고 온 가장 인간적인 변수다.
베이비몬스터의 초기 행보는 '기록 갱신'으로 요약된다. 'BATTER UP'은 데뷔 MV 최단 1억 뷰(18일)를 찍었고, 정식 데뷔 EP의 타이틀 'SHEESH'(2024년 4월 1일)는 그 자체 기록을 다시 깼다. 'SHEESH' 뮤직비디오는 단 10일 만에 1억 뷰를 돌파하며, K-POP 걸그룹 데뷔곡 최단 기록의 주인을 'BATTER UP'에서 'SHEESH'로 바꿔치웠다.
차트에서도 흔적은 선명하다. 'SHEESH'는 빌보드 글로벌(미국 제외) 차트 16위, 빌보드 글로벌 200에서 33위에 올라 각각 18주·14주 연속 차트인했다. 데뷔 EP 단 한 장으로 그룹의 글로벌 화력을 증명한 셈이다.
이어 2024년 7월 1일 디지털 싱글 'FOREVER'를 거치며, 베이비몬스터는 '한 방 데뷔'가 아니라 '연속 발사'가 가능한 그룹임을 보여줬다. 데뷔 해에만 음반 판매량이 170만 장을 넘었다는 집계는, 화제성이 곧 구매로 전환됐다는 증거다.
▶ 리듬게임으로 플레이BATTER UP누르면 바로 시작2024년 11월 1일, 베이비몬스터는 첫 정규앨범 'DRIP'을 내놓았다. 9곡을 담은 이 앨범의 핵심은 타이틀곡 'Drip'에 빅뱅 G-DRAGON이 작업에 참여했다는 사실이다. 그는 작곡 크레딧에 이름을 올렸을 뿐 아니라, 'Drip'의 랩 파트 가이드와 코칭에까지 관여해 후배들에게 직접 톤을 잡아줬다.
선배 레전드의 손을 빌렸다는 상징성은 곧 성적으로 이어졌다. 'DRIP'은 국내 음반 판매 100만 장을 돌파했고, 빌보드 200에 149위로 진입하며 그룹 역대 최단 기간 차트인을 기록했다. 타이틀곡 'Drip'은 빌보드 글로벌(미국 제외) 16위, 빌보드 글로벌 200 30위로 자체 최고 기록을 세웠다.
데뷔 EP의 폭발력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첫 정규는 깔끔하게 증명했다. 'BATTER UP'의 신선함과 'SHEESH'의 중독성을 지나, 'DRIP'에서 베이비몬스터는 비로소 '앨범 단위로 서사를 끌고 갈 수 있는 그룹'으로 격상됐다.
▶ 리듬게임으로 플레이BATTER UP누르면 바로 시작2025년의 베이비몬스터는 쉬지 않았다. 7월 1일 디지털 싱글 'Hot Sauce'에 이어, 10월 10일 두 번째 EP 'WE GO UP'을 발표했다. 힙합·댄스·R&B·컨트리 팝을 가로지른 이 EP는 발매 주(2025년 10월 5~11일) 써클(구 가온) 앨범차트 1위에 올랐고, 일본 오리콘 데일리 앨범 랭킹에서도 그룹 최초로 정상을 밟았다. 발매 주 집계 판매량은 53만 장을 넘겼다.
그리고 2026년 5월 4일, 세 번째 EP 'CHOOM(춤)'이 도착했다. 타이틀곡 'Choom'을 앞세운 이 앨범은 한터차트 기준 발매 첫날 38만 7,871장을 팔았고, 15개 지역 아이튠즈 톱 앨범 차트 1위를 찍었다. '춤'이라는 한국어 단어를 정면에 내건 콘셉트는, 글로벌 시장을 노리면서도 정체성의 뿌리를 한국어에 둔 영리한 선택이다.
데뷔 2년여 만에 EP 3장, 정규 1장, 다수의 싱글. 베이비몬스터는 '속도의 그룹'이다. 이 페이스는 다음 챕터를 향한다.
베이비몬스터의 2026년 키워드는 '확장'이다. YG는 이미 2026~27 베이비몬스터 월드투어 [춤(CHOOM)]을 예고했다. 첫 월드투어가 북미 중심이었다면, 이번 투어는 남미·유럽·오세아니아(호주)까지 발을 넓혀 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질 전망이다.
여기에 2026년 하반기 두 번째 정규앨범까지 라인업에 올라 있다. EP로 화제성과 차트를 잡고, 월드투어로 현장 팬덤을 다지며, 정규로 서사를 완성하는 — YG가 블랙핑크에서 검증했던 '글로벌 빌드업' 공식을, 베이비몬스터는 더 빠른 속도로 밟고 있다.
라미의 복귀 시점이 2026년으로 예고된 만큼, 완전체 7인이 다시 한 무대에 서는 순간은 이 투어의 가장 뜨거운 변곡점이 될 것이다.
베이비몬스터를 블랙핑크의 복제로 읽는 시선은 가장 게으른 독해다. 블랙핑크가 4인 체제에서 멤버 개개인의 '아이콘화'로 성장했다면, 베이비몬스터는 7인이라는 다수성과 포지션 중첩으로 무대를 빈틈없이 메우는 전략을 택했다. 한 멤버가 빠져도 다른 멤버가 보컬·랩·댄스 어느 칸이든 채울 수 있는 구조는, 아현과 라미의 공백을 견뎌낸 데뷔 초기에 이미 실전 검증을 마쳤다.
기록의 성격도 다르다. 블랙핑크가 시간을 두고 '세계 최대 걸그룹'으로 누적되어 갔다면, 베이비몬스터의 기록은 데뷔 18일·10일 같은 '초단기 폭발'에 집중돼 있다. 이는 유튜브·스트리밍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2020년대 중반 시장에 최적화된 무기다. 화제성을 짧고 강하게 터뜨려 글로벌 차트와 판매량으로 즉시 환산하는, 전형적인 '뉴 제너레이션' 화력이다.
G-DRAGON의 'Drip' 참여는 이 그룹의 또 다른 본질을 드러낸다. 베이비몬스터는 신인이되 'YG의 자산 전체'를 동원할 수 있는 신인이다. 선배 레전드의 크레딧, 7년간 다진 연습생 풀, 블랙핑크로 닦아둔 글로벌 유통망 — 이 모든 인프라 위에서 출발한다는 점에서, 베이비몬스터의 성적은 '운'이 아니라 '설계'에 가깝다.
다만 그 설계의 가장 큰 변수는 멤버들의 건강과 안정성이다. 데뷔 전부터 아현, 데뷔 후 라미로 이어진 공백은 어린 멤버들에게 가해지는 일정의 무게를 보여준다. 2026년 월드투어와 두 번째 정규로 페이스를 더 끌어올리는 지금, 화력만큼이나 '완전체의 지속 가능성'이 다음 2년의 진짜 시험대가 될 것이다.
7년의 침묵 끝에 YG가 꺼낸 카드는, 숫자로 말하는 그룹이었다. 24시간 2,250만 뷰, 18일 1억 뷰, 10일 1억 뷰, 100만 장, 빌보드 200. 베이비몬스터의 첫 2년은 기록표 그 자체였다.
그러나 이 그룹의 진짜 이야기는 차트 바깥에 있다. 6년을 연습생으로 버틴 루카, 건강을 회복하고 센터로 돌아온 아현, 그리고 2026년 무대로 돌아올 라미. '괴물'이라는 이름 뒤에는, 무너지지 않고 다시 일어선 7명의 시간이 있다.
2026~27 월드투어 [CHOOM]이 남미와 유럽의 객석을 채우는 순간, 우리는 알게 될 것이다. 베이비몬스터가 'YG의 다음 블랙핑크'였는지, 아니면 처음부터 그 비교가 필요 없는 자기만의 이름이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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